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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전력난 돌파 위해 차세대 원자력 투자 본격화

최지환IT
구글이 소형 원자로에 투자하는 것을 표현한 AI 이미지.
구글이 소형 원자로에 투자하는 것을 표현한 AI 이미지.

소형 모듈 원자로 활용해 탄소중립과 AI 인프라 안정성 동시에 확보

구글이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 등 AI 시스템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고, 이는 곧 높은 전력 소모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구글은 안정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전력원을 찾는 과정에서 다시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게 됐다. 이번 움직임은 단기적인 에너지 수급 문제가 아니라 AI 기술의 미래와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결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술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구동되며, 이들 시설은 연중무휴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이미 중소 국가의 연간 소비 전력을 웃도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구글은 오랜 기간 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고수해왔고,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센터를 무탄소 전력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환경 요인에 따라 출력이 불안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AI 인프라의 핵심인 안정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글은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 특히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대한 관심을 강화하고 있다. SMR은 기존의 대형 원자로에 비해 설계가 단순하고, 생산 공정이 표준화되어 있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위험 구역이 제한적이고 냉각 시스템이 수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안전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탄소 배출 없이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은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이상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구글은 최근 미국 원자력 스타트업 엘리멘틀 파워와 협력해 미국 내 세 곳에 600메가와트(MW)급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사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공급할 계획이다. 이 협력은 단순한 전력 구매 계약이 아니라, 구글이 초기 자본을 투자하고 완공 이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또한, 앞서 2024년에도 카이로스 파워와 협력하여 SMR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체결한 바 있어, 구글의 원자력 에너지 확보 전략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는 여전히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는 대표적인 난제로 꼽히며,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따라 관련 인허가 절차와 규제 체계 역시 복잡하고 까다롭다. 구글은 단지 기술적 효율성을 넘어서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 추진 시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정보 공개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투자 행보는 단순한 에너지 전략이 아닌, 장기적인 사회적 신뢰 확보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무탄소 전력원 확보는 AI 기술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구글의 글로벌 친환경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만약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다면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과정은 물론, 전체 인프라 운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력 전략은 기술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구글은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원자력을 선택했고, 이는 AI 인프라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경쟁력을 보장하려는 시도다.

더 나아가 구글의 이번 행보는 에너지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AI 기술이 고속으로 발전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이 선택한 원자력 해법은 다른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기술 업계에서, 이를 기술 기반의 현실적 대안으로 적극 수용하려는 변화는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구글은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에너지 확보 차원에 그치지 않고, 미래 기술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 기술이 점점 더 많은 영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력원이 절실하다. 구글은 이를 위한 하나의 해답으로 원자력을 선택했으며, 이러한 전략적 투자는 향후 AI와 에너지, 환경이 융합되는 새로운 산업 구조의 형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지환

기술의 본질과 그 파급력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IT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의 흐름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반도체, 사이버보안 등 빠르게 진화하는 분야에서 핵심 이슈를 선별하고, 일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을 갖춘 보도를 지향합니다. 기술 자체보다는 그것이 산업과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관찰하고, 기업 전략, 기술 규제,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각종 기술 행사와 컨퍼런스를 직접 취재하며, 깊이 있는 분석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독자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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